[입장문] 광주연극계성폭력사건 항소심 선고 관련 입장문
[광주연극계성폭력사건해결대책위원회 항소심 선고 관련 입장문] 광주 연극계 권력형 성폭력, 그 폭력은 유죄다.피고인 A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사법부의 기만적인 공소기각 판결을 규탄하며, 상고심을 통해 진실을 밝힐 것이다- 고소인 (가명)김산하 배우고소인 (가명)서주영 배우피고인 A(양OO),B(김OO),C(송OO)고소인 서주영 ‘강제추행죄’ 피고인 A씨에 대한 1심 ‘유죄’ 판단 유지.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고소인 김산하 ‘강간치상’, ‘강제추행치상’ 등에 대해 피고인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뒤집고 공소 기각. 광주고등법원 항소심 재판부(제1형사부 재판장 김진환)는 광주연극계성폭력 사건 재판에서 고소인 서주영이 고소한 피고인 A에 대한 ‘강제추행죄’에 대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고소인 김산하 ‘강간치상’, ‘강제추행치상’ 등에 대해 피고인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뒤집고 공소기각했다. 재판부는 광주연극계성폭력사건에서 ‘강제추행’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지만, ‘강간치상’ 등 공소기각 사건에 대해서는 좁은 연극계 안에서 일을 지속할 수 밖에 없어 가해자를 피할 수 없었던 피해자의 특수한 환경을 인정하지 않는 등 연극계의 현실과 위계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며 고소 경위를 의심하였다. 특히 이와 관련하여, 고소경위를 의심함과 동시에 피해자가 살기위해 진료받았던 진료기록들을 바탕으로한 상해인과관계 인정의 주요 증거였던 피해자 정신과 담당 전문의, 전문상담기관의 전문 소견을 신뢰하지 않고, 단 한 차례의 대면없이 성폭력과 상해의 인과관계를 일반화한 법원 전문심의위원의 의견을 그대로 반영하여 인과관계 부정했다. 이번 법원의 판결은 무죄인 것 같은 착시를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이 사안은 무죄가 아니다. 1심도 항소심 재판부도 고소인 2명에 대한 가해자 3인의 기본 범죄인 성폭력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았고, 피고인들도 기본범죄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다만, 이번 공소기각은 2013년까지 있던 성폭력 사건에서의 친고죄 이전에 발생한 성범죄 사건으로 항소심에서 쟁점이 된 성폭력 범죄로 인한 상해 치상 여부를 다툼에 있어 고소 경위를 의심하고, 증거 능력을 배척한 재판부의 자의적 해석에 의한 판단이지, 이 사건 일체의 범행 사실을 부인하는 것과는 명백히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 광주 연극계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은 극단 대표, 연출가, 선배라는 우월적 지위와 절대적 권한을 가진 이들이 이제 막 성인이 되어 연극을 시작한 사회초년생 (가명)김산하와 (가명)서주영, 두 사람의 간절한 꿈을 볼모 삼아 저지른 권력형 성범죄이다.특히 좁은 지역 예술계 특유의 폐쇄적 환경 속에서, 왜곡된 성윤리로 성차별·성폭력을 일삼는 이들을 제지하기는커녕 은폐하고 가담하는 일이 만연했던 탓에 피해자들은 홀로 아픔을 견뎌야만 했다. 2018년 예술계 미투 운동을 통해 드러났던 것처럼, 이는 비단 두 사람만의 고통이 아닌 우리 사회 예술계의 어두운 민낯이었다.2022년 6월 시작된 공론화는 한순간의 결심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김산하와 서주영 두 사람은 이러한 연극계에서 영원히 추방당하고 소외될 위험을 감수하고 직접 공론장에 뛰어들어 온몸과 영혼으로 자신의 피해 사실을 직접 증명해 왔다. 수사·재판 과정에서 끊임없이 요구받았던 ‘피해자다움’의 태도는 단호히 거부하고, 두 사람으로부터 끊임없이 빼앗으려 했던 주도권까지 꽉 움켜쥐고 가장 단단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재판에 임해왔다. 하지만, 우리는 항소심 재판부가 심리기간 내내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요구했던 문제적 태도를 탄원서 등을 통해 정중히 지적했으나, 일관된 태도로 피해자를 의심해왔던 재판부의 2차 가해와 미투운동 이후 대한민국에서 사법적 판결의 진전을 해왔던 발걸음을 후퇴시키는 이번 판결을 강력히 규탄한다. 하나, 마지막까지 상고를 통해 사법적 판결을 구하여 재판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둘, 비겁한 침묵의 카르텔과 계속 싸워나갈 것이다. 무죄 판결을 방패 삼아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고 가해자에 대한 맹목적 지지를 이어갈 동료들에게 경고한다. 사법부의 오판이 당신들의 부끄러운 방관과 2차 가해를 정당화해주지 않는다. 우리는 건강한 예술계를 만들기 위해 이 카르텔에 맞서 끝까지 소통하고 행동할 것이다.셋, 무책임한 문화행정과 기관의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 재판부의 판단만 멍하니 기다리며 폭력 예방과 피해 구제를 위한 적극적 행정을 방기한 관련 기관의 무능을 단호히 질책한다. 우리는 안전한 광주 예술 생태계 조성을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사건 공론화 이후 5년의 시간 동안 김산하, 서주영 두 사람에게 새로운 관계와 안전한 환경, 회복의 의지를 갖게 해 준 지역 안팎의 모든 연대자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 사법부의 퇴행적 판단 앞에서도 우리의 연대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어떤 결과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을 준비를 해왔으며 계속 살아갈 것이고, 계속 말해나갈 것이다.”김산하 님의 이 결연한 목소리가 오늘따라 더욱 거대하게 우리 가슴에 꽂힌다. 쉽지 않은 시간 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당당히 서 있는 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사법부는 폭력을 눈감았지만 우리는 당신의 고통을 그리고 가해자들이 유죄임을 알고 있다. 우리는 어떤 결과 앞에서도 결코 무너지지 않으며, 끝까지 함께 살아남아 진실을 말해나갈 것이다. 2026.04.23.목 광주연극계성폭력사건해결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