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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연극계 원로배우 오OO 성폭력 사건 1심 선고 기자회견 연대 발언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4-03-15
- 조회 수
- 266 회
(연극계 원로배우 오ㅇㅇ 성폭력 사건 선고 공판 기자회견 "연극계 성폭력,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라고 적힌 현수막 뒤로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오늘 성남법원에서 연극계 성폭력 가해자인 배우 오○○의 1심 선고 재판이 있었습니다.
재판부는 '딸 같아서' 친밀함을 표현한 것이라는 가해자의 진술은 성폭력 가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며, 징역8개월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의 이와 같은 판결은 연극계 및 문화예술계에 만연한 왜곡된 성인식을 바로잡고 위계구조로 인한 성폭력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시작이 될 것입니다.
문화예술계의 성폭력을 근절하고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앞당기기 위해 '광주연극계성폭력사건해결대책위원회'도 재판 모니터링 및 기자회견에 참여하여 연대하였습니다.
오늘의 판결이 문제제기하지 못하고 참고 지내거나 참다못해 예술계를 떠난 수많은 피해 예술인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며,
더불어 광주연극계성폭력 사건도 의미 있는 판결이 내려지길 기대합니다.
*광주연극계성폭력 사건은 현재 1심 재판 중이며, 성평등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판결을 위해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왼: 마이크를 들고 발언하는 광주여성민우회 아무 활동가. 오: 연극계 성폭력 당연히 유죄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낙인과 공격에 반대한다 등의 손피켓을 든 사람들)
아래에 오늘 광주여성민우회 활동가 아무의 발언 전문을 공유합니다.
[연극계 원로배우 오OO 성폭력 사건 1심 선고 기자회견 연대 발언문]
‘개인의 존엄, 공동체의 안전을 훼손하는 모든 폭력과 차별을 해체합시다’
안녕하십니까
'광주연극계성폭력사건해결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광주여성민우회 활동가 아무라고 합니다. 저는 성폭력상담소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광주연극계 대책위는 공동위원장 및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연극계 당사자, 그리고 연대자, 대책위 출법 이후 연대를 위해 꾸려진 광주여성예술인연대 등 예술인들이 주축이 되어 활동하고 있는 대책위입니다.
다시는 예술 활동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또 공론화와 함께 부여되는 입증/다툼. 그런 무겁고 아픈 책임을 감당하면서까지, 또 다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사건을 공론화하신 동료 예술인의 용기에 저희 광주연극계대책위의 모든 구성원들도 먼저 경의를 표합니다. 그 과정 과정에서 느끼셨을 감정을 잘 알기에, 눈앞에 방울방울이 맺혀있을 눈물과 마음속 울분을 따뜻한 마음으로 위로드립니다.
이번 사건과 마찬가지로 광주연극계성폭력 사건도 연극계의 위계적인 문화 속에서 권력 차이가 많이 나는 사회초년생이자 연극계 입문자인 여성 단원을 동료 배우로 여기지 않고 성적으로 대상화하였습니다. 또한 잦은 회식 문화 속에서 왜곡된 성인식이 마치 예술의 재료인양 공공연하게 표출되어도 누구 하나 문제제기하거나 중단시키지 않았습니다. 이런 문화 속에서 피해자는 도움을 청할 조력자를 찾기 어려웠고, 스스로 참고 견디는 일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광주는 가해자들을 고소한 후 이들이 최소한 공적 기금을 통한 예술활동에서는 배제될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특히 팀으로 작업하는 연극계에서 성폭력 사건에 대한 대응 매뉴얼이 부재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례도 매뉴얼도 없는 상황에서 작품에 변동이 생기자, 그에 대한 비난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쏟아졌습니다.
이 모든 상황을 알면서도 저항보다는 침묵을 선택해왔던 예술계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를 함께 찾고 싶고, 예술현장의 폐쇄적 활동 구조, 왜곡된 성 윤리관 등을 개선해서 이후에는 당사자가 문제 해결의 전면에 서지 않고서도 피해구제가 가능하고 치유와 회복을 조력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내면 좋겠습니다.
너무나 닮아있는 연극계 성폭력 사건들은 이것이 연극계 및 예술계의 구조적 문제임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 사건들을 우리 모두 공동의 힘으로 잘 해결해내는 것이 성평등한 문화예술계를 만드는 시작이 될 것입니다.
광주연극계대책위의 모든 구성원 역시 앞에 모여계신 분들과 함께 재판부의 엄중한 심판을 지켜보겠습니다. 재판부는 연극계 및 문화예술계의 특수성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이 사건을 다루어야 하며, 문화예술계의 성폭력이 근절되고 성평등한 문화를 만드는데 재판부의 판결이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에 엄중한 판단을 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 문제를 왜곡하며 2차 피해를 발생시키는 이들의 폭력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당사자, 연대자 모두의 치유와 회복을 위한 일을 함께해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광주 성폭력 사건의 재판도 3월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정당한 법적 절차와 심판이 진행되어 당사자의 피해가 회복되고, 문화예술계가 이를 엄중하게 받아들여 지금보다 더 안전하고 신나게 예술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관심과 연대도 부탁드려 봅니다.
용기 있는 개인과 연대 공동체의 실천이 모두의 기억이 될 수 있도록 더 끈끈하게 연결되겠습니다. 심판의 순간과 형벌의 시간은 유한하지만, 사회의 성폭력과 성차별을 해체하는 우리의 연대는 무한하길 희망합니다. 그 길에 광주연극계대책위도 함께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구호 함께 외치고 마치겠습니다.
성폭력, 성차별 꺼져! 제발 예술만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