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액션
[후기] 첨단기술과 평화권 피스모모 강의 후기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5-12-22
- 조회 수
- 17 회


지난 12월 18일(목), 광주여성민우회는 피스모모 문아영 강사님을 모시고 첨단기술과 평화권에 대한 강의를 수강했습니다.전남대학교 젠더연구소와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이 함께 준비한 성평등 아카데미의 대미를 장식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1. 편리함이라는 이름의 안일함
우리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더 큰 편안함을 누리게 됩니다. 그러나 강의 초반에 우리는 우리가 그동안 감수해왔던 불편함을 버리고 편안함만을 선택하면서 오히려 기술 앞에 안일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기술의 발전이 우리의 비판적 사고를 무디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2. 전쟁터로 간 인공지능: 가스펠과 라벤더
사회적인 주목은 덜하지만, 이미 인공지능 기술이 가장 빠르고 잔혹하게 상용화된 영역은 바로 전쟁이었습니다.
가스펠: 주요 군사 시설을 식별하고 지목하는 AI
라벤더: 동선, 체형, 얼굴 등 수백 가지 정보를 조합해 하마스(정식 명칭은 이슬람 저항 운동. 팔레스타인의 수니파 이슬람주의 및 민족주의 정당이자 준군사조직입니다.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팔레스타인 무장 투쟁을 주도하고 있습니다.)일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선별하는 AI
실제 이스라엘 내부 고발에 따르면, 현장에서는 라벤더의 선별을 맹신하며 폭격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라벤더의 정확도는 약 90%로 추정되지만, 오판으로 인한 10%의 민간인 희생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입니다. AI의 오인으로 인한 비극을 누가 책임질 수 있습니까? 명령을 수행한 사병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아예 책임 소재가 사라져버릴 위험 앞에 우리는 서 있습니다.

3. 규제의 사각지대와 유의미한 인간 통제
현재 한국 정부는 국제법 무기 규제에 식별기능을 반드시 포함하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얼핏 들으면 타당해 보이지만, 이는 식별기능이 없는 자율무기를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미국, 일본, 싱가포르 역시 이러한 한국의 입장을 암묵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컸습니다.

강의의 마지막은 유의미한 인간 통제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소련 공군 중령 페트로프의 사례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과거 미·소 핵전쟁의 위기 당시, 기계는 미국의 미사일 폭격 신호를 감지했습니다. 하지만 페트로프 중령은 '진짜 폭격이라면 고작 두 발만 보낼 리 없다'고 판단하여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고, 결국 이는 기계의 결함으로 밝혀졌습니다.
한 인간의 이성적인 판단과 통제가 핵전쟁을 막은 것입니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이를 제어할 인간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되는 대목이었습니다.
총 세 번에 걸쳐 진행된 전남대 젠더연구소 X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의 성평등 아카데미가 이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번 과정을 통해 활동가들은 다양한 사회적 의제를 젠더 관점에서 바라보는 안목을 기르고, 활동 역량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기술이 누군가의 평화를 해치고 있지는 않은지, 성평등한 평화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감수해야 하는지 계속해서 고민하고 행동하는 광주여성민우회가 되겠습니다!
